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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속 춘천

2015.04.03 17:49

레미제라블의 소년

조회 수 259

○ 작    가: 이석훈

○ 발표년도: 1938년

○ 발 표 지: 조광(1938년 7월호)

○ 내    용

이 글은 이석훈이 1930년 대 초, 오사카 매일신보 춘천 주재 기자로 있으면서 겪은 취재기를 후일담 형식으로 쓴 것이다. 조광33호(1938년 7월호)에 ‘괴기체험기’라는 특집으로 김동인, 안회남, 차상찬 등 6명이 쓴 글과 함께 실려 있다.

이석훈은 당시 기자로서 취재욕구가 넘쳤지만 인구 1만오천명의 소읍은 늘 한적했고 그래서 늘 권태를 느끼고 있었다. 다만 경쟁지의 민완 기자 ‘오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에 대한 중압감이 얼마나 컸으면 오노 기자가 보이지 않으면 늘 불안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 역시 오노에게 물을 먹인 만한 ‘자극이 강렬한 대사건’을 ‘도꾸다네(특종)’하고 싶어했다. 

이석훈이 하루는 기사거리를 찾기 위해 정보가 나올만한 곳을 찾아 다니다가 한 병원 의사로부터 경찰이 약병을 들고 와 자문을 받고 갔다는 얘기를 듣고 기자의 ‘감’으로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간다. 그 사건이 바로 이석훈이 특종 보도해 춘천을 물론 전국을 떠들썩학 했던 ‘처녀마취능욕사건’이다.

이 사건은 C고보 4학년 학생이 근처에 사는 00 여학교 고등과 여학생을 ‘에틸 에테르’를 써서 마취 시킨 뒤 능욕을 한 것인데, 자신(이석훈)이 기지를 발휘해 경찰이 유야무야하려 했던 사건을 특종 보도한 경위를 적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이 사건은 ‘조선선 처음인 가장 센세이셔녈하고 가장 지능적이며 놀라운 범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석훈은 이 사건 보도를 계기로 기자 생활에 회의를 느껴 춘천을 떠나게 된다. 사건을 일으키고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된 학생이 “당신은 명성에만 눈이 어두워 철없은 소년의 일시적 과오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장래를 망쳐놓았다”며 소설 레미제라블의 샤베르와 무엇이 다르냐는 저주의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 편지를 받은 이석훈은 ‘신문기자 생활에 모든 흥미와 열정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취재후기 성격을 띄고 있어서 그런지 실명과 지명을 이니셜로 처리했지만 그 당시 춘천의 상황이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그에게 사건의 힌트를 준 R의사는 바로 관동병원장(현재 봉의동 봄내예술마당 자리)이임수씨-후에 여운형이 주도한 근로인민당 사무국장으로 역임했다-이다

또 그가 냉면이라도 한 그릇 먹을까 했던 집은 ‘해월냉면’ 집(당시 춘천의 냉면 집은 이 집이 유일했다)이며 형사를 찾아갔던 이발관은 옛 중앙동사무소 오른편에 건물에 있던 시구라도다 이발소로 추정된다. 형사에게 정보를 캐내던 중국집은 요선동에 있던 ‘동해춘(東海春)’으로 추정된다.

아무튼 이 글은 당시 엽기적인 사건을 쫓는 한 기자의 취재기라는 점과 함께 그 내용이 사실적이어서 흥미롭다.

○ 배경지: 춘천시 중앙로 일대

○ 관련 문장

…몇 년 전 내가 대해(大海)통신원으로 C읍에 주재하고 있을 때 신문기자로의 센스랄까 수완이라할까 그러한 의미로 일시적인 명성은 샀으나 경찰과 적지않은 마찰을 이르켰던 또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범죄자인 소년으로부터의 비통한 편지를 받아서 언제까지나 그것일 이상하게도 잊혀지지 않는…


…나는 전후(前後) 3년의 C읍 생활에 견듸기 어려운 권태를 느끼고 있었다. C읍은 한 도(道)의 도청소재지지만 인구 일만오천 미만의 조그만 산골거리다. 그 조그만 거리 전체가 거진 관공서로써 이루어진 감이 있고 주민 거의 전부가 관공서원이거나 거기 매달려 먹는 상인들로서 구성되었다….


…B 산(山)은 두나래를 벌리고 머리를 오똑 들고 앉은 봉황새 모양으로 사시로 푸르른 아름다운 산이었고 그 산 뒷기슭을 핥으며 활처럼 커다랗게 휘여서 흐른 S강도 역시 아름다운 강임에 틀림없지만…


…나는 그날도 경찰서를 다녀오던 길에 의사 R씨를 그의 병원으로 찾았다… R씨는 한동안 큰 뜻을 품고 만주, 지나등지를 방랑한 일도 있고 특별히 우리들 문화관계의 청년들을 사랑해주었으므로 자연 자주 다니게 된 것이어서…


…점심 때도 겨운때고 해서 배가 출출하였다. 거리를지나다가 냉면이라도 한그릇 먹을까 하다가 이건 한시라도 느릿거려선 않된다 생각하고 그길로 K형사를 찾아갔다 느릿거리는새…하는 수 없이 큰 거리로 내려오는데 이발관앞을 지나다가 그 안에서 혼자 머리를 깍고 있는 그를 발견하였다.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고 그를 뒷거리에 있는 중국요리집으로 이끌었다. 덴뿌라 잡채에 술보인 그에게 ‘백알’ 한병을 나누고 나서 만두를 시켰다.


…나는 C읍에서의 생활에 대단한 구속을 받은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J소년에게 대하야 여간 마음을 앓지 않았다. 신문기자생활에 커다란 환멸을 느끼었다. 그해 겨울 나는 신문기자를 내던지고 C읍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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