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부유하는 사유의 사물들을 구체적 형태에 담는다. 다정하고 아득한 느낌들, 태엽을 감으면 들리는 멜로디, 해변에서 주운 조개껍데기, 어느 날의 자장가 등이 쌓여져 남아있다. 이들은 반짝이는 추억 같은 것, 막연한 그리움이 되어 현존하며 계속된다.
환상의 장면 안에 내재된 기억의 잔상들을 시각화 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날 집의 기억, 트라이앵글 소리, 동네에서 타고 놀던 목마 자전거 등 추억 속 사물들은 현재로 이어지며 쌓여간다, 그 추억들은 현재의 감정이나 사건들과 겹쳐져 환상처럼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감정과 형태를 구체적 이미지로 찾고, 꿈처럼 다가오는 순간들을 일련의 사건을 재구성 하듯 그려간다. 오리배, 코끼리 열차, 조개껍데기, 오르골, 야광별 등의 남겨진 이미지들은 동시다발적 상황과 공간 안에서 동화적, 유희적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혼합, 대치, 관계 만들기를 통해 발생되는 감정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사라지고 머무르는 것들의 불안정성, 있음과 없음의 공존이 반복적 형상으로 등장한다. 그 순간이 지난 것은 완전히 사라지지만 보이지 않는 형태로 남겨진다. 남겨진 것들은 쌓여져 현재와 뒤섞인다. 지금의 공간은 어딘가에서 보았던, 언젠가 느꼈던 것들과의 끊임없는 마주침이다. 삶의 중간 중간 놓여있는 우연과 비현실적 형태는 허구의 장면으로 다시 구성된다. 실재는 경험과 몽상 사이 유기적 움직임 안에 있다. 그 안에서 환영의 잔상들을 엮어가는 작업은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연결한다. 경험기억, 생활사건, 허구의 이야기가 겹쳐지고 뒤섞여 만들어지는 상호작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