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록물

/ 기록물

불꽃놀이

2017-12-02
웹마스터
  • 기간 1995년 09월 30일
  • 장르 문학
  • 지역 서울

왼종일 집 안에서 일을 하다가 끊임없이 외출하고 돌아오는 오정희의 주인공은 삶의 매 순간을 관찰하고 의식하며 살고 있다. 그의 주인공들이 사는 삶은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게 사는 삶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부르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그들의 태도는 때로는 닭이나 고양이를 죽이는 것처럼 잔인한 행동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남편이 아닌 남자를 마음의 남자로서 만나기도 하고, 문밖의 현실을 그리워하며 끊임없는 외출을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느낌 · 생각 · 행동 · 언어 하나하나를 꼼꼼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하는 길을 모색한다. 그 단단한 글의 구성이나 에리한 감각은 이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내가 한국의 플로베르를 읽는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높은 눈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공허한 생활을 더욱 철저하게 살고자 하는 그의 주인공들의 삶은 감동 없이는 읽을 수 없다. "마담 보바리, 그것은 바로 나다"라고 한 플로베르의 외침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 김치수의 해설 「외출과 귀환의 변증법」에서

문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