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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그린 달빛

2017-12-02
웹마스터
  • 기간 2008년 05월 30일
  • 장르 문학
  • 지역 서울

달빛의 영롱함이 어둠속에서 집요하게 따라오던 날

나는 내안의 끼를 좀체 버리지 못하고

마치 그리운 사람이라도 만나려는 듯 달빛을 찾아 나섰다.

달빛은 알레그레토 선율과 함께 피아노 연주음의 빠른 손놀림을 불러오기에 충분했었다.

그 환상은 감미로운 나머지 은은한 슬픔까지도 몰고 왔다.

광기어린 내 집착과 외로운 영혼을 달래주던 쏘나타 음은 가슴속에서 다시 동요되고 있었다.




수필의 길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안개 속 미궁이다.

그 주변을 20여년이나 배회했건만 아직까지도 갈팡질팡하게 된다. 문학이란 명제 앞에 서면 어이없이 쥐구멍을 찾아들게 된다. 그럴 때 궁여지책으로 변명하는 말이 있다. 인생은 어차피 미완의 길이 아니냐고.

희망에 부풀었던 한해를 보낼 때면 나는 늘 후회를 한다. 수필을 묶는 마음도 기대와 아쉬움을 반복하는 일이다, 아이를 출산하고 난 뒤 오는 후유증과도 같이 저만큼 추락했다가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것은 아직 생을 다하지 않았기 떄문이리라.

하여 오늘도 황량한 시간 앞에 묵도하듯 선다. - <책 머리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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