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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숙 개인전 호모 하모니쿠스 Homo Harmonicus

2021-12-08
운영관리자
  • 기간 2020년 07월 31일 ~ 2020년 08월 06일
  • 장르 시각
  • 지역 강원
  • 지역(강원) 춘천시

최정숙 개인전 호모 하모니쿠스 Homo Harmonicus


 

예술가는 다양한 미적 원천과 원형으로부터 새로운 요소들을 발견하고 인용하며 끌어들여 예술영역의 지평을 넓힌다어느 경우 창조성이란 임의적인 우연성에서 비롯되고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사물과의 조우에서도 색다른 시각이미지가 만들어지곤 한다그러한 일련의 프로세스에서 탄생하는 것은 기존 맥락과 다른 어떤 것이거나 익숙한 듯 낯선 무엇이다.
 

익숙한 듯 낯섦은작가 최정숙의 작품에도 적용 가능하다. ‘P for Korea’(2017)나 ‘Moment of P’(2016), ‘B Bird’(2016), ‘Blue Letter’(2016)에서처럼 일단 그의 작품은 누보 레알리즘이나 앵포르멜추상표현주의 등과 같은 선배 작가들의 흔적을 떠오르게 한다하지만 반드시 같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보다는 과거 세대의 작품을 통해 오늘의 작품을 연구하고 재해석하며그들이 만든 아우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연구로 읽힌다그것은 차라리 통념적 기준과 잣대에 순응하지 않기 위한 자기 개발이며자신만의 언어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험이라는 것이 옳다순응하지 않는다는 것은적어도 작가에겐 통상의 모든 제도적사회적관념적 수용과는 상관이 없는 개념이다현존이라는 거푸집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어떻게 빚는가의 영역이다그의 많은 작품들은 순연을 기다리지 않는다경계 없음을 내보이며실험적인 작품세계를 통해 어제와 다른 무언가를 거론한다그의 화면은 어찌 보면 혼돈스럽고또 달리 보면 무질서해 보인다또 어느 것은 시각 아래 침잠한 채 미동 없는 양태로 전개되곤 한다이에 혹자는 전혀 다른 사람의 작품 같다는 시선도 보낸다그러나작업의 시간과 공간환경이 각기 다르고 사회적 인터랙션이 다른 현실에서 작품이 같다는 건 넌센스다오히려 다름이 이치에 맞다그렇기에 최정숙의 작업들이 저마다의 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되레 동시대적 미적 흐름을 적절하게 맞이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대미술의 흐름에 부합하다는 건 경계설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실제로 그의 작품엔 경계가 없다장르재료분야 간 초월과 탈주선 넘기가 자유롭다이는 아마 세계를 유랑하며 보고 듣고 접한 다양한 실제경험을 토대로 가능하지 않았던가 싶다그런 경험들이 스스로를 이탈시키면서도 물질을 뛰어넘는 동시대미술의 다원성에 천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필자가 관람한 가평 개인전에서 그는 틀 없이 분방한 전시형태를 선보였는데인위적으로 직조되는 것에 대한 거부의 일환으로 풀어낸 작품들이었다.

그 작품들은 단순히 공간의 규정성이나 개개의 사물에 대한 형태 따위를 말하고 있지 않았다색채나 명암마티에르 등과 같은 일체의 조형요소는 오히려 자신도 모르게 발화되고 마는 무의식을 옮기는 수단에 불과했다그리고 수단에 앞선 것은정해진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혹은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어쩌면 영원한 결핍으로 채워진 스스로의 자아에 매스를 가하는 행위로 보였다. .....

 

미술평론가 홍경한의 작가 최정숙 작품에 대한 소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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