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미술관에서는 5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안성환작가의 조각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크게 ‘위안(consolation)’ 과 ‘무심(無心)’ 2가지 테마로 나누어 전시된다. ‘위안’은 이해와 공감, 나눔과 염원을 통한 상처의 치유, 회복, 거듭남을 의미하며, ‘무심’은 상처받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더 이상 타인과 나의 구분이 무화된 평온의 심상을 상징하고 있다.
작가 작업의 출발점은 우연적이고 즉흥적인, 즉 무작위적인 모델링에 있다. 기와를 깨서 그것이 우발적으로 주어지는 우연적인 형태로부터 시작한다. 파편과의 대화 및 교감, 영감을 통해 연상과 해석을 도출해내며, 아울러 무의식 속의 욕구와 신화를 교차시키고 직조하며 완성해간다.
작가의 인물조각은 그 형태도 단조롭고 마티에르도, 톤도 무덤덤해 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이처럼 단순한 형태 외의 조형요소들은 감정이나 기교에 대해 거리와 절제의 기호로 작동할 뿐이다. 물성 자체가 말하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고유의 기교조차도 억제하는 가운데 고요함을 느끼는 함축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이재언 평론가는 이를 두고, “아르카익(ARCHAIC), 즉 원시적 혹은 고대적인 고졸(古拙)의 미감을 근간하고 있다”고 보았다.
안성환작가는 1990년 중앙대 조소과 졸업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2020년에는 춘천조각심포지엄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초대전 외에 본격적인 개인전은 이번 전시가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위기의 시대에 평온을 주는 작가의 인물조각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