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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하 이래서 선생의 지푸에노 디에로

2021-12-09
운영관리자
  • 기간 2021년 12월 17일 ~ 2021년 12월 22일
  • 장르 시각
  • 지역 강원
  • 지역(강원) 춘천시

<지푸에노 디에로>는 스페인 남부지방에서 쓰던 속담이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뭔가 그럴싸한 분위기를 냈지만 집히는 대로를 외국어처럼 표기한 것이다작품의 대부분은 오브제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졌고 의미 또한 지푸에노 디에로 했다그럼에도 중구난방적이지 않고 테마별로 묶이는 상식적인 일이 일어났다오브제를 집는 머리는 하나여서 가능했다.

 

어느 날 초등학교를 옆을 지나다 발견한 낙서. “자지자위

그 날 이후로 낙서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는데 몇 번은 그냥 지나쳤지만 잊을만하면 다른 재밌는 낙서들이 나타났다.

 

종종 발견되는 낙서의 내용은 정말이지 웃프다웃기면서 슬프고(이룰 수 없어서화를 내는 것 같은데 가볍고휘갈기고 빤스런 했을테지만 진심과 간절함이 느껴졌다낙서로 본인을 이끄는 것이 필자의 잠재된 욕망인지 어색한 공간에 덩그러니 쓰인 문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점차 필자가 궁금해지며 낙서가 이뤄졌을 당시를 상상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 기억나는 몇 번의 사건이 있다요약하자면 어떠한 상황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덕에 결과적으로 상당히 부끄러워지는 일이 있었는데 이런 사건들로 인해 진지해지려는 순간마다 이 기억은 나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이후로도 진지하게 대화를 하다가 진지충이 된 몇 번의 가물가물한 기억이 있으며 이 때문에 진지한 상황들이 오면 의심하게 되는 습관이 있지만 되도록 진지하지 않음으로써 승률을 높일 수 있었다.

 

작업도 진지하게 했었다그러다 재미없음에 질렸다.

가끔 하염없이 경솔하고가볍고유치하고막하고 싶을 때가 있다심오한 현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한 구절의 낙서처럼 표현하고 싶다몇 달간 낙서들을 수집하며 내린 결론은 간절함의 결정체라는 것이다아무렇게나 쓰고 간 것 같지만 필자는 필시 평상시에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속내를 꺼낸 것일지 모른다.

 

 

 

집히는 대로 집으면 아무거나 집힐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머리속으로 생각하던 무언가와 결합되는 지점이 없다면 집히지 않는다분명 보기엔 멋진데 집지 못한 오브제들이 많이 있었다. <지푸에노 디에로>에서 생하 이래서선생에게 집힌 것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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