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시울림 작품선집 6
<하얀 꽃잎 그 자리에>
베란다에
심어 놓은 조그만 고추 한 폭
햇살 이불 덮고서 잠만 자나 했더니
잎 새에 매달았던
하얀 꽃잎 그 자리에
여름밤 반짝이는 새하얀 별빛 같은
울 아기 잇몸 위에 돋아난 첮니 같은 나뭇잎에 매달린 초록빛 이슬 같은
동글동글 동그란 아기 고추 달았다
엄마도 만져보고
할머니도 만져보고
우리 집에 경사 났다.
- 이충용 [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