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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개인전-제행무상

2021-12-09
운영관리자
  • 기간 2021년 12월 10일 ~ 2021년 12월 15일
  • 장르 종합
  • 지역 강원
  • 지역(강원) 춘천시

이재복 작가의 작품과 마주했을 때 받은 첫인상은 작품 속에 사용된 다양한 파스텔톤 계열의 색들이다솜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는 밝고도 따뜻한 색들은 달콤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그러나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먹을 사용한 무채색의 작품이었다먹의 농담을 이용한 이전의 작품들과 지금의 작품들에서 대상은 변하지 않았으되 재료와 표현의 극적인 변화는 도구와 장르적인 한계를 벗고 자신을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첫발과도 같다끝없는 탐색과 변화의 시도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제행무상(諸行無常)’과 맞닿아 있다. ‘제행무상의 뜻은 모든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하여 하나의 형태나 현상으로 고정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사람은 지금이 불변할 것처럼 인식하고 살아간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상한데 그 속에 살고있는 사람은 ’ 즉 항상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러한 모순에서부터 고뇌와 고통이 태어난다영원한 것은 없고 끝없는 변화 속에 잠시임을 깨달았을 때 역설적으로 지금 순간의 소중함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대상도 현상도 지금이 아니면 본질을 잃는다거역할 수 없는 시간은 본질이라는 것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다때문에 작가의 감정영감에서 오는 순간의 몰입을 통해 우발적이고도 우연과 같은 충동에서 발현한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는 작업을 작가는 추구한다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중요한 요소들을 대담하게 배재하지만 오히려 작은 순간 하나하나를 박재하듯 묶어놓으려는 절박함이 숨어있다삶 속 순간순간에 숨 쉬는 존재로서 어쩔 수 없는 덧없음과 허무함에서 오는 불안이 오히려 따뜻한 색들로 드러나는 것은 삶에 도사리고 있는 잔인한 역설로 다가온다이러한 삶의 역설이 잔인함으로 다가오던 순응으로 받아들이던삶의 주인이 변하는 생 속 어느 변곡점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그 또한 변화한다그러나 생의 잔인함을 잊고 그것이 거짓이던 진실이던 순간이나마 달콤함에 젖어들 수 있다면 삶은 살아갈만하다.

 

11월 글쓴이 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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