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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언
宋昌彦
출생 1955년 1월 25일
활동 배우
소속 굴레 씨어터
“교사로, 배우로, 지역 연극을 지켜온 목소리”
생애와 연극 입문
송창언은 춘천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 연극인이다. 춘천초등학교, 춘천중학교, 춘천고등학교를 거쳐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하였다. 유년시절 망대에서 공지천으로 내려가는 골목길의 풍경은 지금도 그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가 처음 연극을 접한 것은 남부시장 인근으로 약장수 서커스단이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당시 공연은 주로 신파극과 악극 중심의 무대로, 연극이라기보다는 행사에 가까운 형식이 많았지만, 어린 시절 그는 그 신기한 무대에 푹 빠져들었다. 이후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홍보를 위해 춘천시립문화관에서 공연한 대학극 《수업료를 돌려주세요》를 관람하고는 “연극이 참 좋구나, 재미있겠어” 라는 막연한 감정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연극을 계속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연극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선배의 권유를 통해서였다. “연극을 한 번 해보지 않겠냐”는 선배의 권유에 이끌려 YMCA 회관 아래에 위치한 다방에서 극회 ‘석우’ 출신 동료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밀어내야 할 이유도, 망설일 이유도 없었던 그는 자연스럽게 연극 연습에 참여하게 되었고, 마침 연습실이 없던 시절이라 당시 이영철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구두공장 뒷방이 첫 연습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공연이 극단 굴레의 《제목은 당신이 정하십시오》로 무대에 올랐다. 1970년대 공연 환경은 열악했다.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상점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해야 했고, 연습이 끝난 후에는 리어카를 끌고 무대 장치들을 직접 옮겨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시절을 “힘들었지만 가장 설렜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1975년 4월, 춘천시립문화관에서 공연된 《용감한 사형수》는 송창언이 비중 있는 배역을 맡은 첫 무대였다. 당시 그는 연습이 끝난 뒤에도 리어카에 무대 장치를 가득 싣고 언덕길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무대를 손수 설치했다. 그는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그 시절은 참 즐거웠다”고 회고한다.
이 작품에서 송창언은 사형수의 교화를 돕는 신부 역을 맡았다. 공연 시작 전, 암전된 무대에 12시를 알리는 종소리 효과가 울릴 때마다 그는 심장이 요동치며 쓰러질 것 같은 긴장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때 얼마나 신경이 곤두섰는지, 종소리와 함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라고 그는 회상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일화는, 1970년대 초반 검열이 매우 심했던 시절의 경험이다. 역시《용감한 사형수》를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당시에는 공연 대본은 물론, 팸플릿과 포스터까지 모두 검열 대상이었다. 작품 홍보를 위하여 故 이외수 작가가 직접 그려준 포스터를 사용했는데, 공연을 앞두고 경찰서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경찰은 포스터의 제목과 이미지가 매우 반사회적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이 작품은 한국 작가의 창작물도 아니며, 반사회적인 의도가 전혀 없다”고 설명하였다. 경찰 측은 대본을 훑어본 뒤, 특별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공연을 허가해 준 일이 있었다.
이후 공연은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온 힘을 다해 준비한 무대였던 만큼 공연이 끝난 뒤 찾아온 허무함도 컸다. 그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는 동료 배우와 함께 기타를 들고 등선폭포를 찾아갔던 기억을 지금도 선명하게 간직하고 있다.
힘들었던 기억도 있다. 김상열 작, 이영철 연출의 《그대의 말일뿐》이 1985년 제2회 강원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자연스럽게 제3회 전국지방연극제에 참가하게 되었을 당시, 송창언은 횡성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영철 연출로부터 작품 출연 제안을 받았고, 횡성과 춘천을 오가는 거리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결정했다. 당시에는 자가용이 없었고 도로도 비포장이 많아, 그는 학교 수업을 마친 뒤 버스를 타 고 춘천으로 와 밤늦게까지 연습에 참여한 뒤, 새벽에 다시 횡성으로 출근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인물의 설정을 위해 머리를 삭발했는데,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수업 시 삭발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마주할 수 없어 연습 외 시간에는 가발을 착용해야 했다. 어느 날, 가발을 쓴 채 횡성으로 돌아가던 중 헌병에게 의심을 받아 버스에서 내릴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또 학교 관사에서 가발을 벗은 모습을 본 아이들이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하던 장면은 지금도 잊지 못할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기억된다.

교사로서의 삶과 연극
초등학교 교사였던 송창언은 영월, 횡성, 인제 등 강원도 곳곳으로 발령을 옮겨가면서도 주말마다 춘천으로 돌아와 공연을 기획하고, 방학이 되면 준비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그가 참여한 연극은 30편이 넘으며, 이는 그의 성실함과 연극에 대한 사랑이 깊었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 후반, 극단 대표를 맡았을 무렵에는 극장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처남에게 돈을 빌려 임시방편으로 임대료를 지불하기도 했던 일화도 있다. 그는 "주중에는 수업, 주말에는 연습과 공연으로 바빴지만, 힘들기보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과 무대
1990년 제7회 강원연극제에서 극단 굴레가 공연한 작품 《철수야》에서 송창언은 변호사와 판사 두 역할을 맡았다. 특히 작품 말미에는 판사 역의 긴 독백 장면이 있었는데, 그는 차분한 어조로 독백을 이어나가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순간, 관객들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배우와 관객이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지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이 작품으로 극단 굴레는 제7회 강원연극제에서 최우수상과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듬해 열린 제8회 전국연극제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하며 지역 연극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철학과 연기 태도
송창언은 흔히 '목소리와 발음이 정확한 배우'로 알려져 있으나, 단순한 발성을 넘어 인물의 내면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연기자였다. 그는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일"이라며, 단편적 표현이 아닌 깊이 있는 감정의 구현을 지향했다.

후배에게
그는 후배 예술인들에게 특별한 조언을 건네기보다는 늘 마음으로 응원하며, "연극은 열정을 가진 사람의 몫"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전공자가 많아지면서 연극의 전문성도 깊어지고 있지만, 연극은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예술이 아니라 열정을 지닌 이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말은 연극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울림을 전하며, 연극의 본질에 대한 그의 신념을 잘 보여준다.
학력
1973년 2월 춘천고등학교 졸업
1975년 2월 춘천교육대학교(2년) 졸업
경력
1978년 3월 초등교사 임용(영월군)
2005년 2월 춘천교육대학교 대학원 졸업(초등국어교육 석사)
2017년 2월 정년퇴임(초등교장)
1974년 12월 극단 굴레 창단 회원
1974년 12월 배우 활동 시작(“제목은 당신이 정하십시오”)
1982년 극단 굴레 대표
1990년 ~ 1993년 극단 굴레 대표
2000년 ~ 2001년 극단 굴레 대표
수상 경력
1985년 제2회 강원연극제 남자연기상 수상
1996년 강원연극상 수상
2009년 춘천 연극인상 수상
2014년 한국연극협회 공로상 수상
2021년 연극협회 강원지부 공로상 수상
출연작
1975년 6월 용감한 사형수 홀웨디홀·로버트미들패스 작, 조종록 연출
1975년 12월 문 밖에서 볼프강보르헤르트 작, 조종록 연출
1976년 12월 빈손으로 보내었던 그 겨우내 우리들은 이외수 작, 정기영 연출
1979년 1월 파수꾼 이강백 작, 성낙중 연출
1985년 그대의 말일뿐 김상열 작, 이영철 연출
1989년 6월 방황하는 별들 윤대성 작, 이영철 연출
1990년 철수야 김상열 작, 이영철 연출
1993년 4월 말괄량이 길들이기 셰익스피어 작, 이영철 연출
1996년 춘천수부 100주년 기념공연 ‘태’ 오태석 작, 김경태 연출
2013년 4월 아카시아 꽃이 피었습니다 방성창 작, 박선영 연출
2016년 6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하타사와세이고 작
2021년 늙은 배우의 노래 안톤체홉 작, 용선중 연출
2021년 김선생의 특약 임은정 작, 김미아 연출
2022년 유정. 봄을 그리다 김유정 작, 김혁수 연출
2024년 인과 연 김민정 작, 황운기 연출
연출작
1997년 비밀모자 파울마아르 작, 송창언 연출
※ 초연 연도를 기준으로 주요작을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