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4월, 강원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고, 그해 문화예술진흥조례를 개정한 뒤 발기인 총회 등을 거쳐 12월 28일 법인 등기가 완료되었다.
강원문화재단은 강원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지방 문화예술의 진흥을 통해 도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국제 문화교류를 통해 국가 간 상호 이해와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하였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의 창작과 보급, 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지도 및 지원,
재능 있는 예술인 발굴과 육성 등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이러한 지원 사업은 IMF 경제 위기로 침체된 지역 연극계에 ‘희망’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연극을 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존 극단의 활동은 물론 새로운 극단이 창단되는 등
지역 연극계의 질적·양적 팽창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IMF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젊은 연극인의 유입이 점점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순수한 열정만으로 기존 단원들을 극단에 붙잡아 두는 데 한계가 있었고, 연극인에게도 최소한의 출연료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연기자들은 이제 출연료 협상을 위해 자리에 앉기도 하였으며, 재정이 열악한 극단은 배우를 구하지 못해 공연작품을 변경하거나 타 극단에서
배우를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였다.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춘천 연극은 작은 변화들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춘천 지역 연극계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으며,
공연 환경의 기반과 창작 인력의 세대 교체가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춘천 최초의 연극단체인 극단 ‘혼성’은 오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으나, 초기 활동 멤버이자 주요 단원이었던
김경태가 극단 ‘아트3 씨어터’를 창단하며 탈퇴하게 되었다. 이후 극단 ‘혼성’내에는 새로운 연극인의 유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연예술 현장이 점차 전문화되어 가는 흐름 속에서 극단의 구성원 고령화 문제가 맞물리며 공연 활동은 점차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2001년 1월, 극단 ‘혼성’의 소극장은 《귀여운 장난》 앵콜 공연을 끝으로 건물주의 용도 변경에 따라
13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폐관되었다. 또한 1999년 석사동에 다시 개관하였던 극단 연극사회의 ‘서로 소극장’도 2001년 겨울,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한편, 극단 ‘굴레’는 대표작 《방황하는 별들 2000》을 제작하여 청소년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을 시도하였으나, 예년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춘천 지역 연극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시기였다. 예년만큼 활발한 공연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굴레소극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공연 기반이 급격히 위축되었다.그러나 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문 연극단체의 등장과 새로운 활력 (2000~2002)
2000년에는 새로운 극단들이 창단되었다. 6월, 춘천여성문화예술단(대표: 장정임)이 창단되었고,
11월 1일에는 극단 도모(대표: 황운기)와 인형극단 몽이(대표: 황운기)가 출범하였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극단 아트3 씨어터(대표: 김경태)가 창단되어 전업 연극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이 단체는 2010년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로 명칭을 변경함)은 젊은 시절 각각의 극단에서 활동하다
결혼과 육아로 무대를 떠났던 여성 연극인들이 다시 모여 예술을 통한 사회봉사를 실천하고자 창단하였다.
소외계층 초청 공연, 고3 수험생을 위한 힐링 공연, 사랑의 집, 국군 춘천병원, 춘천 중앙경로대학 방문 공연 등
연간 1~2편의 공연을 꾸준히 올리면서 역량을 성장시켜나가게 된다.
기존 극단들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였다. 극단 연극사회는 장진 작, 엄윤채 연출의 《아름다운 사인》을,
극단 굴레는 박선영 연출의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를 공연하였다. 극단 도모와 몽이도 창단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였으나,
창단초기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 속에서 극단 굴레의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극단 굴레의 활동에 보조 인력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극단 아트3 씨어터는 연극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창작 공연 정은경 구성, 연출의 《흔적……의 과거》를 발표하였고,
춘천문화예술회관 개관기념 공연초청되어 정은경 구성, 연출의《멍》을 무대에 올렸다. 해당 작품은 2001년 스위스 로잔 국제연극제에 초청되어 공연되기도 하며
단체의 활발한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2002년 스위스 로잔 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되어 정은경 작·연출의 《생–Life》를 공연하였으며,
이후 이외수의 소설을 극화한 《꿈꾸는 식물》(정은경 작, 김경태 연출)을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에서 공연을 하고,
공연 이후 이외수 작가와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였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이 시기에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건물 중 하나인 춘천중앙감리교회(현 춘천중앙교회)는 1972년에 건축되었고,
2000년 춘천시가 교회 본관 및 부속동을 매입하면서 ‘춘천예술마당’으로 명명되었다.
이 공간은 2001년 10월 6일 공식 개관하여 시민들이 자주 찾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2001년, 극단 도모는 옥천동 춘천예술마당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봄내극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창작극 《Esse》를 공연하였다. 이와 함께 청소년 대상 연극 워크숍 및 단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였다.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은 장진 작, 엄윤채 연출의 《아름다운 사인》을 공연하며 본격적인 무대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3년~2005년 새로운 활동 양상
2003년, 극단 ‘연극사회’는 1년간의 공백을 깨고 장소현 작, 양흥주 연출의 《김치국씨 환장하다》와 이만희 작,
엄윤채 연출의 《용띠 개띠》를 무대에 올리며 활동을 재개하였다.
극단 ‘아트3 씨어터’는 국립극장 ‘컬처로드(Culture Road)’에 공식 초청되어 《Life》를 공연하였고,
영국 사우스웨일스 극장 투어, 워크숍, 브라이튼 프린지 페스티벌 및 서울 변방연극제(Marginal Theatre) 초청 공연 등으로
해외 관객은 물론 중앙무대의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정은경을 주축으로, 이지선 등이 활약하며 젊은 연극인의 유입과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그러나, 이 시기 춘천 연극계의 가장 큰 변화는 인적 자원의 위기였다. 초년 배우의 부족, 신입 단원 확보의 어려움, 관객의 눈높이 상승,
작품 수준 향상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타 극단의 배우를 캐스팅하고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는 시기가 되었다.
이는 1980~1990년대 연극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극단에 모여 공연을 만들던 풍경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극단 ‘아트3 씨어터’와 극단‘도모’는 꾸준히 공연을 올리며 지역 연극계의 명맥을 유지해 나갔다.
2005년, 극단 ‘아트3 씨어터’ 는 이오네스코 작, 김경태 연출의 《대머리 여가수》를 공연하였고,
캐나다 몽로리에 국제연극제(Mont-Laurier Festival) 초청공연, 정은경의 해외교류 기획으로 체코 브르노 실험극장(Center Experiment Theatre)의 초청을
받아 정은경 구성·연출의 《The Dark》를 무대에 올렸다.
극단 ‘도모’는 봄내극장 운영과 함께 기술팀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각 분야의 스태프 구성과 함께
춘천국제연극제, 마임축제, 춘천 고 음악제 등 축제행사에 기획팀으로 참여하면서 전문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활발한 해외 활동과 2007년 소극장 ZONE 개관 (2006~2007)
2006년에는 극단 ‘도모’가 장태준 작·연출의 《POF》로 폴란드 오폴레 국제연극제에 초청되었고,
황운기 작·연출의 《악몽》은 일본 연극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공연되었다.
극단 ‘아트3 씨어터’는 정은경의 기획으로 체코 G-스튜디오(G-Studio)의 초청을 받아 《의자들》을 공연하였고,
체코 쿠울레 극장(Koule Theatre)과의 합동 창작공연으로 《Variety》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극단 굴레는 김태린 작, 이상수 연출의 《미라클》을 공연하였고,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은 엄인회 작,
박명환 연출의 《작은 할머니》를, 연극사회는 장진 작 《서툰 사람들》을 무대에 올리며 각 극단이 고유의 색과 방향성을 갖고 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 5월 18일, 극단 ‘아트3 씨어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친화형 문화공간 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후평동 90-1번지에 ‘소극장 ZONE’을 개관하였다.
이는 정은경의 소극장 공간 운영 의지를 바탕으로 정은경의 여동생 정은영이 건물을 신축하면서 건물 3층에 소극장의 조명 설치가 가능한 층고를 확보한 건물을 신축함으로써
이루어진 결과였다. 마침, 극단 ‘아트3 씨어터’의 상임연출인 김정훈이 생활친화형 문화공간 조성사업의 지원 신청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지원금 결정이 되면서
극단 ‘아트3 씨어터’의 소극장 기반이 마련되었다.
‘소극장 ZONE’ 개관 공연은 고재귀 작, 김정훈 연출의 《아카시아 꽃》이었으며, 이후 《의자들》, 《안해》, 《도를 아십니까?》 등 다양한 장기공연이 이어졌다.
정은경, 김정훈, 이지선, 김동민, 최종섭 등 젊은 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소극장 활성화를 견인하였다.
한편, 2007년에는 강원고등학교 극회 ‘파란 자전거’ 출신으로 1990년 극단 ‘해동머리’를 창단하여 극단을 이끌어오던 박광덕의 별세로 인해
극단 ‘해동머리’의 활동은 중단되었고, 그의 연극에 대한 열정은 일부 연극인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2008년 김유정 연극제
춘천 출신의 대표적인 문인 김유정의 문학은 2000년대 들어 지역 연극과 활발히 접목되며, 춘천 연극의 주요한 창작 자원으로 부상하였다.
특히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도된 연극화 작업은 지역 문학의 문화자산화 및 무대예술 콘텐츠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08년에는 김유정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김유정 연극제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춘천 MBC의 공동 주최로 김유정 연극제가 개최되었다.
본 연극제는 춘천이 낳은 문인의 문학과 지역 연극을 접목하는 시도로, 지역의 문화자산을 재조명하고 연극을 통한 문학적 상상력의 확장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가 극단으로는 ‘극단 아트3 씨어터’의 《안해》, ‘극단 굴레’의 《봄봄》, ‘극단 도모’의 《소낙비》,
‘극단 연극사회’의 《금 따는 콩밭》, ‘극단 혼성’의 《동백꽃》 등이 있으며, 각 작품은 김유정 문학을 바탕으로 한 연극적 해석을 통해 지역 연극과 문학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김유정 문학은 무대 예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2010년에도 이어졌다. 극단 ‘연극사회’는 창단 26주년을 맞아 2008년 《금 따는 콩밭》 공연을 계기로
김유정 문학을 본격적으로 연극화하는 『김유정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총각과 맹꽁이》, 《솥》, 《산골》 등의 작품이 봄내극장에서 연이어 공연되었으며,
원작에 담긴 한국어의 전통미와 강원도적인 향토성을 살리면서도 연극적 재미와 해학을 고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는 김유정의 대표작을 바탕으로 한 음악극 공연도 이루어졌다. 춘천시문화재단(이사장: 최지순)은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을 원작으로 한 음악극 《봄봄》을 제작하였으며, 춘천 축제극장몸짓에서 공연되었다.
본 음악극은 극단 ‘목화’의 연출가 오태석이 총연출을 맡았으며, 전통 사위와 장단을 바탕으로 원작의 에피소드를 재구성한 신명나는 무대로 완성되었다.
출연진은 주로 극단 목화의 배우들로 구성되었으며, 일부 춘천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여 완성되었다.
그러나 춘천 출신 작가의 문학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 정작 지역 연극인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연극계 일각에서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김유정의 문학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연극화 과정에서 춘천 연극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체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던 지역 연극인들의
바람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작품 제작과 공연이 일회성에 머물고 지역 연극계에 축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본 사업은 지역성과의 실질적인 연계성에 아쉬움을 남겼다.
2010년대 도약과 정체
2010년대 초반은 극단 ‘도모’와 극단 ‘아트3 씨어터’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시기로, 창작극 제작, 소극장 운영,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 등
춘천 연극계에 새로운 동력이 형성되던 시기였다.
2009년부터 극단 ‘도모’는 황운기 연출의 《29일째》, 원유선 각색·연출의 《동백꽃》, 황운기 각색·연출의 《노란 손수건》(원작: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등 다양한 창작극을
연이어 제작하며 레퍼토리를 확장해 나갔다. 당시 극단은 배우 약 10명, 기획 및 스태프 약 15명 등 총 상근 인원이 약 30명에 이르렀으며, 매년 3편 이상의 창작 및 재공연을
지속하며 공연 제작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같은 해 극단 ‘도모’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10년에는 정식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아 강원도 최초의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를 계기로 경영 시스템의 혁신과 운영 안정화를 이룩하였으며, 공연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체계적 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2014년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예술경영사례 발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체계적인 근무 환경 조성과 복지 운영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이후 인건비 지원을 통해 조직 내 역할 분담이 구체화되고 극단 ‘도모’의 2세대 활동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극단 ‘아트3 씨어터’는 2009년 소극장 개관 3주년을 기념하여 <웃자 웃자 시리즈> 제3탄 《차력사와 아코디언》(장우재 작, 김정훈 연출)을 5월 19일부터 7월 15일까지 장기 공연하였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장기 공연을 통해 배우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소극장 운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소극장에서의 장기공연으로 배우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같은 해 강원도교육청의 후원으로 뮤지컬 《편의점에 오세요》(차근호 작, 김정훈 연출, 김동욱 음악감독)를 기획·제작하였으며,
이는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연과 공연을 결합한 인문학프로그램으로 각 학교는 공연이 되는 극장으로 찾아와 단체로 관람을 하였다.
이 공연은 극단의 사회적 역할 확대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2010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간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소극장 ZONE’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적 창작 공연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대표작 《IN THE BOX》(정은경 연출, 노영아·김경태 출연)는 박스 형태의 다양한 공간 구조를 활용해 다층적인 무대 구성과 전환을 통해 관객에게 신선한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였다.
또한 ‘매개공간 프로젝트 – 또 다른 저어기: 소통+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예술가들과의 교류와 예술 다양성에 대한 담론 확장도 적극적으로 시도되었다.
같은 해, 쟝 주네 원작, 정은경 재구성·연출의 《하녀들》은 세계국립극장 60주년 기념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과 ‘2010 서울연극올림픽’에 국내 우수작으로 초청되어 공연되었으며,
김유정 소설을 각색한 연극 《안해》(김정훈 작·연출)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 축제 ‘D.FESTA’에 초청되어 공연함으로써 좋은 작품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공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소극장 ZONE’ 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Platform 90-1’운영하며 국제 예술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헝가리의 Kompania Studio와 협력하여 헝가리 연출가 라슬로와 김정훈 연출이
공동으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재구성하고 공동연출을 하였다. 짧은 시간동안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부담으로 밤을 새서 작품에 대한 토론을 하고 다음날 아침 배우들과 열정적으로 연습을 하였다.
이 작품은 약 열흘간의 레지던시와 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한국의 대표 전통음악 집단 ‘김주홍과 노름마치’가 음악을 맡아 연극과 음악, 그리고 국경을 넘는 예술 협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으며,
실험적 도전을 통한 예술 역량의 확장과 상호 자극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2010년,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은 극단명을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로 변경하였다. ‘마실’은 단순한 외출을 넘어 연극을 통해 이웃과 정서적으로 교류하고,
한때 무대를 떠났던 여성들이 다시 예술 현장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극단은 《통닭: 그녀들의 이야기》(제천 나이스코리아 여성연극제 출품),
《배꼽》(2011년 강원연극제 동상 수상), 《위기의 여자》(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등 여성의 사회적 자립과 독립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공연하였다.
또한 《그녀들만의 공소시효》, 《산국》, 《사랑에 관한 소묘》, 《오징어 덮밥》 등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단체의 예술적 역량과 배우들의 무대 경험을 확장해 나갔다.
반면, 극단 ‘연극사회’는 2011년을 전후하여 활동에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단원들이 외부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점차 분산되었고,
퇴계동 지하 연습실 역시 운영비 부담으로 인해 폐쇄되었다. 연습 공간의 부재와 대표의 부재는 단원 간 결속력 약화로 이어졌고,
일부 단원은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소속 없이 외부 활동을 이어갔다. 극단에 일부 인원이 남아 있었으나, 조직적으로 활동을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커졌으며,
결국 극단 ‘연극사회’는 자연스럽게 휴지기에 들어서게 되었다.